나는 바위에 갇힌
떠도는 영혼
이 바위를 쪼개고 내 영혼을 끄집어 내다오
당신의 입맞춤으로 내게 날개를 달아다오
싸매고 또 싸매고 묶고 또 묶어
한 점 회한(悔恨)으로 오그라들던 내 그리움은
터져 나오는 설움에 열꽃 기둥 되어
땅을 가르며 허공에 붉은 울음 터뜨리다
몸을 비비고 서로를 껴안으며 한 개 바위가 되었다
하여
천년 침묵 속에서
조약돌 되고 모래 되도록
금 긋고 무늬 새기고 너설 부숴뜨리며 그 얼마나 몸부림쳤던가
그래도 끝내 빼치지 못했다
내 그리움은
억겁 기다림 속에서
흙이 되고 먼지 되도록
하늘과 땅 바다, 생겨났다 무너지며 빛 바랜 적이 그 몇 번이던가
그러나 끝내 주저 앉고 말았다
내 그리움은
이제 그리움은
속살 뜨거운 열기에 안으로만 녹아 내리고
헛들리는 사랑말에 가슴을 삭혀 내리고 있다
꿈도 노래도 잃어버린 벙어리 호적(胡狄)이 되고 있다
내 몸에 정 박아다오 쇠뭉치로 내리쳐다오
꼴을 만들고 숨을 불어 넣어다오
나 일어서도록
바위 속에 갇힌 이 그리움을 끄집어내 다오
당신은 나를 조각하는 피그말리온
당신 손 끝에 내 그리움을 싣는다
가슴조려라며 당신의 입맞춤을 기다린다
어서 오너라 나의 아씨여
나의 마리아여
.. 누구 시인지 찾지를 못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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